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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 초한지 총정리(19) - 토사구팽, 영웅들의 몰락과 권력의 끝 본문

중국역사

정사 초한지 총정리(19) - 토사구팽, 영웅들의 몰락과 권력의 끝

조니얀 2025. 4. 17. 20:07

정사 초한지 총정리(19) - 토사구팽, 영웅들의 몰락과 권력의 끝


전쟁은 끝났지만, 공신들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기원전 202년. 유방은 항우를 무너뜨리고 마침내 천하를 통일한다. 오랜 전쟁이 끝났고, 한나라가 세워졌다. 모두가 평화를 기대했지만, 정작 전장을 누비며 피를 흘렸던 공신들에게는 그 어떤 보상도 없었다. 오히려 그들을 기다린 것은 "토사구팽"이라는 잔혹한 운명이었다.


한신, 황제의 그늘에서 사라지다

유방은 초나라 왕으로 봉했던 한신을 계속 경계했다. 한신이 종리말을 숨겨준 일까지 엮어, 반역의 명분을 만들어낸다. 진평의 계략에 따라 순행 중인 유방이 한신을 직접 포박하고, 한신은 스스로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먹는다"며 절망에 빠진다.

유방은 일단 사형은 면하게 해줬지만, 초왕에서 겨우 회음후로 강등시켰고, 그의 군권은 완전히 박탈됐다. 이후 유방과의 술자리에서 “나는 장수를 거느릴 재주는 없어도 장수를 부릴 재주는 있으시다”는 말로 씁쓸한 현실을 인정하는 한신의 모습은 너무도 쓸쓸했다.


사냥개의 공과 사냥꾼의 공

유방은 공신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소하에게는 최대의 식읍을 안겨주고, 이를 두고 불만이 쏟아지자 “짐승을 죽인 것은 사냥개의 공이고, 그것을 시킨 사냥꾼의 공이 더 크다”며 단칼에 일축한다. 그 누구보다도 냉철한 승리자의 논리였다.

장량에게는 조용히 유(留) 땅을 하사해 보내고, 권력의 핵심에서는 멀어지게 한다. 모두가 인정한 전략가 장량조차 유방 곁을 오래 머물 수 없었던 것이다.


북방의 위협, 흉노와 묵돌의 등장

이 시기 북쪽에서는 흉노의 묵돌 선우가 등장해 남하하기 시작한다. 유방은 한왕 한신에게 흉노를 맡기지만, 한신은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사신만 보내다 결국 유방의 의심을 사고 만다. 이후 한신은 진짜 흉노에 투항하고, 유방은 30만 대군을 이끌고 직접 북진한다.

하지만 묵돌의 전략에 걸려 한나라 군은 포위당하고, 진평이 묵돌의 아내에게 뇌물을 바쳐 겨우 탈출한다. 이후 유방은 굴욕적인 화친의 조건으로, 딸 노원공주를 흉노에 첩으로 보내려 했지만 여치가 눈물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긴다.


다시 피어나는 반란의 불씨

기원전 196년, 흉노에 있던 한왕 한신이 한나라를 침공했으나 전투에서 패해 목이 잘렸다. 이후 유방은 태자 문제로 여치와 대립하던 중, 여치가 장량의 조언을 받아 상산사호를 태자 유영 편에 붙이며 태자 계승권을 지켜낸다.

그러나 곧 진희의 반란이 터지고, 여기서 한신, 팽월, 경포가 연루되면서 유방은 또다시 대대적인 숙청을 감행한다. 한신은 여치의 꾀에 빠져 궁궐로 들어갔다가 포박당해 참수되고, 팽월은 고향으로 보내달라는 청을 넣었다가 결국 여치의 조언에 따라 죽임을 당한다.


토사구팽, 경고와 두려움의 상징

유방은 팽월의 시체를 소금에 절여 제후들에게 돌린다. 경고의 의미였지만, 이것이 오히려 더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경포는 결국 반란을 일으켰고, 유방과 치열한 전투 끝에 패배해 죽임을 당한다.

그로써 원래 왕으로 봉해졌던 장도, 한신, 팽월, 경포 등은 모두 유방의 손에 제거됐다. 그 자리는 모두 유방의 자식들과 친척들로 채워졌고, 이제 중국은 유씨 왕조의 천하가 되었다.


유방의 마지막, 권력의 끝자락에서

기원전 195년. 유방은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황제를 물려받은 혜제는 착하고 유약한 성격으로 인해 실질적인 권력은 여치에게 넘어갔다. 여치는 즉시 유여의를 독살하고, 유방이 총애하던 척희에게 잔혹한 복수를 실행한다. 바로 '인간 돼지 사건'이었다.

척희는 사지를 절단당하고, 눈과 귀가 멀고, 말도 못하는 상태로 돼지우리 뒷간에 던져진 채 죽음을 맞이했다. 여치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친척들을 권력의 중심에 앉히며 한동안 ‘여씨 천하’를 이어간다.


초한지의 마지막 평가

항우는 강했지만 멀리 보지 못했고, 유방은 냉정했지만 오만했다. 한신은 전장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 없지만, 권모술수 앞에서는 무력했다. 이들의 장점과 단점은 모두가 인간적이었고, 그래서 이 이야기는 더욱 강렬하게 우리에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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