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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춘추전국시대 총정리 11부 [와신상담]

조니얀 2025. 4. 13. 15:20

춘추전국시대 총정리 11부 [와신상담]

기원전 515년, 쿠데타를 통해 오나라의 왕위에 오른 합려는 패권국 초나라를 무너뜨리기 위해 유능한 인재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는 먼저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를 기용한다. 손무는 병사 훈련을 위해 합려의 애첩들을 훈련 대상으로 삼고, 명령 불복종을 이유로 부대장 두 명을 직접 처형하면서 철저한 군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 사건으로 손무는 장군으로 등용되고 오나라 군의 전투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한편,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이 초나라의 간신 비무극의 모함으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뒤 탈출하여 오나라로 망명한다. 그는 자신의 가족을 몰살시킨 초 평왕과 비무극에게 복수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살아간다. 오자서는 오나라의 전략가로 활약하며, 군사적 조언뿐만 아니라 인재 추천에도 관여하는데, 훗날 초나라에서 탈출한 백비도 그의 추천으로 등용된다. 오자서와 백비는 모두 초나라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졌고, ‘같은 병을 가진 사람은 서로를 알아본다’는 뜻의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한다.

기원전 506년, 초나라 내부의 부패와 비리, 특히 영윤 낭화의 탐욕으로 동맹국 최나라와 당나라가 초나라와 등을 돌리고 오나라와 손을 잡게 된다. 절호의 기회를 포착한 합려는 오자서, 손무, 백비 등의 도움을 받아 대군을 이끌고 초나라를 침공한다. 초나라의 심윤과 화가 방어를 지휘하지만, 내부의 불협화음과 오나라의 유인 전술에 말려들며 대패하게 된다. 오나라는 초나라의 수도 영을 함락시키고, 오자서는 마침내 16년 전 자신에게 복수를 안긴 초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시신을 꺼낸 뒤 회초리로 300번을 때리며 분풀이를 한다.

그러나 초나라 신하 신포서가 진나라에 원군을 요청하고, 진나라의 지원군이 도착하면서 전세는 다시 역전된다. 오나라가 점령한 초나라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합려는 부득이하게 오나라로 철수하게 된다. 초나라를 멸망시키진 못했지만, 이 전쟁으로 오나라는 확실한 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후 오나라는 남쪽의 월나라를 견제하기 시작한다. 월왕 윤상이 죽고 아들 구천이 왕위에 오르자, 합려는 월나라를 선제 공격한다. 월나라의 책사 범려는 전투 전 사형수들의 자결을 연출하여 오나라 군의 혼을 빼놓고 기습해 승리를 거둔다. 이 전투에서 합려는 발에 큰 부상을 입고 결국 죽게 되며, 죽기 전 아들 부차에게 “월왕 구천을 잊지 말고 반드시 복수하라”고 유언을 남긴다.

부차는 매일 장작 위에서 자며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고, 기원전 494년 마침내 월나라를 공격해 대승을 거두고 구천을 포로로 잡는다. 구천은 오나라에 항복하고 하인으로 살아가며 부차의 신임을 얻는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철저한 복수극의 서막이었다. 구천은 쓸개를 핥으며 치욕을 되새기는 ‘와신상담’의 삶을 살며 기회를 엿본다.

구천은 미인계도 활용한다. 역사상 4대 미녀 중 하나로 꼽히는 서시를 포함한 미녀들을 오나라에 보내 부차를 홀리고, 오나라는 점차 기강이 무너진다. 오자서는 이를 경고하며 “월나라를 지금 멸하지 않으면 오나라가 멸망할 것”이라 말하지만, 부차는 오히려 오자서를 의심하고 그를 자결하게 만든다.

기원전 473년, 마침내 월나라가 반격을 감행하고, 오나라는 멸망한다. 부차는 자결하며 “오자서를 볼 면목이 없다”고 유언을 남긴다. 복수를 완수한 구천은 범려에게 나라의 절반을 주려 하지만, 범려는 은퇴를 선언하고 서시를 데리고 떠나 제나라에서 상인이 되어 대부호가 된다. 그는 친구 문종에게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필요 없어진다”며 떠나라고 조언하지만, 문종은 떠나지 못했고 끝내 구천에게 제거당한다.

이후 중원의 정세는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춘추 시대는 끝나며 전국시대라는 새로운 피의 시대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