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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제5부. 외교의 미로: 동맹과 배신의 연속

조니얀 2025. 4. 13. 15:31

 

제5부. 외교의 미로: 동맹과 배신의 연속

 

합종과 연횡: 외교 전쟁의 서막

전국시대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각국은 더 이상 단독으로 천하를 차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합종(合縱)’과 ‘연횡(連橫)’이라는 외교 전략이 등장하게 된다. 합종은 한, 조, 위, 연, 초, 제 등의 여섯 나라가 힘을 합쳐 서쪽의 강국 진을 견제하자는 동맹 노선이고, 연횡은 반대로 진나라와 개별적으로 동맹을 맺어 진의 이익과 자신의 생존을 꾀하는 전략이었다.

소진과 장의는 각각 합종과 연횡의 대표 전략가로, 이들의 설득력 있는 외교술은 각국의 왕들을 움직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소진은 각국을 설득해 여섯 나라 합종을 성공시키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군사력의 결합에는 한계가 있었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동맹은 쉽게 무너졌다. 반면 장의는 진나라의 부국강병을 등에 업고 연횡 외교로 각국을 차례차례 고립시켜 갔다.

 

진(秦), 외교까지 장악하다

진나라는 상앙의 개혁 이후 강력한 군사력과 체계를 갖추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외교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된다. 장의는 진 효공과 무왕 시기부터 활동하며 조, 위, 한 등 각국에 진나라와의 연계를 맺도록 설득했고, 이는 진나라의 동쪽 진출에 발판이 되었다.

장의는 ‘친진(親秦)’을 외치며 조나라를 끌어들였고, 조가 연횡을 따르자 위와 한도 줄줄이 진에 기울게 되었다. 결국 소진이 이루어낸 합종 체계는 무너지고, 진은 외교적으로 각국을 고립시킨 뒤, 차례로 공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조(趙)와 연(燕), 끈질긴 반진 전선

하지만 진나라의 확장은 모든 나라가 수용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특히 조나라는 진의 팽창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연나라와의 동맹을 통해 반진 전선을 형성한다. 조 혜문왕은 험지인 장평 전투에서의 교훈을 얻고 난 후, 방어적 전략보다는 능동적인 외교와 군사적 대응을 고민하게 된다.

연나라 역시 진의 서진 압박에 맞서기 위해 조와 함께 움직이며, 종종 합종의 재결성을 시도한다. 특히 연 소왕 시기에는 악의를 초빙해 국력을 정비하고, 진개를 파견하여 동호를 정복하고 북방을 안정시켜 남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후일 진시황의 천하통일을 막기 위한 마지막 불꽃 중 하나였다.

 

제(齊), 강대국에서 고립으로

제나라는 본래 풍부한 자원과 해상 교역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국가였지만, 외교에 있어 지나치게 현실주의적 입장을 취했다. 자신들의 이익이 되는 쪽으로 외교 노선을 쉽게 바꾸었고, 이로 인해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

결정적인 사건은 소진이 합종을 추진할 당시, 제가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보다는 진나라와 개별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동맹을 깨버린 것이다. 이후 제는 점점 외교적으로 고립되었고, 이 틈을 진이 파고들어 공격의 빌미로 삼게 된다. 결국 제나라는 전국 후기에 이르러 가장 먼저 몰락의 길을 걷는다.

 

위(魏), 중심에서 변방으로

전국 초기 위나라는 개혁과 확장을 통해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중반에 이르러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이는 진나라의 연횡 외교에 휘둘리며 스스로 고립되었기 때문이다. 위 혜왕은 장의의 설득에 넘어가 진과 손을 잡지만, 곧 진나라가 위의 성읍을 차례로 침공하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또한, 조나라와의 경쟁 속에서 국력이 크게 소모되었고, 외교적 연대도 실패로 돌아가며 위나라는 한계 상황에 봉착한다. 위는 생존을 위해 계속해서 진나라에 의존하게 되지만, 결국 그 의존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독이 된다.

 

초(楚), 무기력한 대국의 외교

초나라는 여전히 광대한 영토와 인구를 자랑했지만, 전국 중반기 들어 정치적 혼란과 왕권 약화로 인해 외교적 주도권을 잃어갔다. 소진의 합종에도 처음에는 협력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국의 이익에만 몰두하며 합종 전선에서 이탈한다.

결정적으로 장의의 연횡 설득에 쉽게 넘어가 연합군에서 이탈하면서, 여섯 나라의 합종 체계는 무너지고 만다. 초는 오히려 진나라의 전략에 놀아난 셈이 되었고, 이후에는 진의 남방 공세에 직면해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한(韓), 모든 전선에서 흔들리는 약소국

한나라는 전국시대 내내 생존을 위한 외교에 집중했다. 지리적으로 진과 조 사이에 위치해 있었기에 외교적으로는 항상 샌드위치 신세였다. 처음에는 위, 조와 함께 진에 맞서기도 했지만, 연횡 외교에 굴복한 이후로는 진나라의 선전포고 대상이 되었다.

또한 한은 조차도 쉽게 믿지 못했고, 외교적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변국들에게서 신뢰를 잃었다. 한나라는 외교적 실패로 가장 먼저 진에 의해 멸망당한 국가가 되었고, 이는 전국시대의 방향성을 더욱 분명히 했다.

 

동맹의 한계, 힘의 시대가 도래하다

결국 전국시대의 중반은 외교가 꽃을 피웠던 시대였지만, 동시에 외교의 무력함이 드러난 시기이기도 했다. 합종은 공감과 두려움을 기반으로 결성되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쉽게 와해되었고, 연횡은 진나라에게만 유리한 전략이 되었다.

진은 외교전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며, 전쟁 이전에 이미 절반 이상의 판을 장악한 상태였다. 외교가 끝나자 이제는 칼과 피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전국은 더 이상 ‘외교적 전쟁’이 아닌, ‘군사적 제압’의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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